위스키 숙성고 사진에는 낮은 천장 아래 통이 모여 있는 풍경도 있고, 높은 철제 선반에 통이 층층이 놓인 풍경도 있습니다. 둘 다 오크통을 보관하는 공간이지만 통을 쌓는 구조와 작업 방식이 다릅니다. 더니지와 랙이라는 용어를 이해하면 ‘어느 통에 숙성했나’에 이어 ‘그 통이 어디에 놓였나’라는 질문까지 할 수 있습니다.더니지는 낮은 적재와 전통적인 공간브룩라디의 공식 용어집은 더니지(dunnage) 숙성고를 낮은 높이의 전통적인 보관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천장이 낮아 기계를 쓰기 어려워 통 이동의 상당 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빽빽한 통의 풍경 뒤에는 통을 옮기고 접근하는 현장의 작업 조건이 있습니다.구체적인 예로 킬호만의 2022년 숙성 안내는 자사 더니지 숙성고에서 흙바닥 위에..
위스키 오크통 안쪽에 불을 붙이는 장면을 보면 나무를 검게 태우는 일이 곧 풍미를 만드는 과정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열을 가하는 방식에는 토스팅과 차링이라는 서로 다른 선택이 있습니다. 겉에서 보이는 검은 층뿐 아니라 그 아래 열을 받은 나무까지 나누어 보면 두 용어가 더 쉽게 정리됩니다.토스팅은 시간과 온도의 조합토스팅은 나무에 열을 가해 성분을 변화시키는 공정입니다. 통 제조사 ISC의 공식 설명에서는 차링보다 강도가 낮은 열을 사용해 표면 아래의 열변성층을 발달시킨다고 소개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몇 분 구웠다’는 한 가지 숫자보다 시간에 따라 어떤 온도를 거쳤는지입니다.같은 시간을 가열해도 온도의 흐름이 다르면 결과를 같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자료에 미디엄이나 헤비 토스트라는 표현이 있더라도..
‘싱글 그레인 위스키’라는 이름을 처음 보면 한 종류의 곡물만 썼다는 뜻으로 읽기 쉽습니다. 그레인이 곡물이고 싱글이 하나라는 뜻이니 자연스러운 추측입니다. 하지만 스카치 위스키의 분류에서 싱글은 증류소와 연결됩니다. 원료의 종류, 증류 방식, 원액의 출처를 따로 놓고 보면 병에 적힌 단어들이 훨씬 명확해집니다.원료표와 제품 분류는 다른 질문에 답한다매시빌(mash bill)은 제조에 사용한 곡물의 구성이나 배합을 설명할 때 쓰는 말입니다. 옥수수, 밀, 호밀, 맥아 같은 항목과 비율이 나오면 ‘무엇을 넣었나’를 읽는 정보입니다. 반면 싱글 몰트나 싱글 그레인은 제품의 분류입니다. 원료 정보가 중요한 요소이기는 해도, 원료표 한 줄이 분류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스카치에서 싱글 몰트가 ..
증류소의 제조 설명을 읽다 보면 ‘맑은 맥즙’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물처럼 투명하게 만들수록 좋은 술이 된다는 뜻일까요? 맥즙의 맑기는 발효에 넘길 곡물 성분을 조절하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증류소가 원하는 원액의 성격을 이해하는 실마리지만, 이것만으로 완성된 위스키의 맛을 맞힐 수는 없습니다.맥즙은 어느 단계의 액체일까맥아를 분쇄해 따뜻한 물과 섞으면 효소가 전분을 당으로 분해합니다. 당화조에서 곡물 찌꺼기와 분리해 얻은 당분 있는 액체가 맥즙, 영어로 워트(wort)입니다. 여기에 효모를 넣고 발효한 액체는 워시(wash)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맥즙의 탁도를 이야기할 때는 아직 숙성통도 병입도 등장하지 않은 단계라는 점부터 기억하면 좋습니다.곡물층이 여과층이 되는 과정노스 유이스트 증류소의 당화 설명..